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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알 - 토탈리콜 - 공각기동대 - 매트릭스 - 레인 + 달로스

2010/04/10

천사의 알. 초현실적이고도 난해한 내용이다. 상징적인 아이템들도 많아서 무슨 내용인지 알기 어렵다. 기억하는 상징물 중에는 고대 어류 그림자의 습격이다.

고대 물고기의 그림자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하늘을 뒤덮고 들이닥친다. 습격이라 했지만 공포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실물은 없고 그림자만 유유히 지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작살을 그림자를 향해 공격한다.

오시이 마모루는 인류의 정체성에 대해 관심이 많아 보인다. 고대 물고기의 그림자 즉, 허상은 진화론에 대한 인류의 집착을 비꼬는 상징물과도 같다. 그렇다고 그가 창조론자는 아니다. 진화론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진화 계통에 있어서 우월적인 인류가 정녕 우월한가 하는 의문인 것 같다.

그림자 뿐이니 창을 던져도 맞지 않고 픽픽 떨어질 뿐이다. 주인공 소녀는 한 순간에 성인으로 성장하며 끝을 맺는데 감독은 아마도 인류 진화는 점증적이 아닌 계단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암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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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나무가 있다. 세피로트의 나무이기도 하고 카발라이기도 하고 진화론의 계통수이기도 하다. 이 나무가 천사의 알에도 공각기동대에도 등장한다.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일본 애니에서 종종 볼 수 있긴 하지만 오시이 마모루는 본격적이다.

천사의 알에서도 인류 진화의 역사를 표현했고, 공각기동대에서는 화석 박물관의 벽에 테라코타 조형물로 등장한다. 마지막 탱크와의 격전에서 쿠사나기가 총알을 피해가는 중에 잠깐 보이는 이 테라코타는 총알 자국을 남기며 최상위 가지의 명판을 부숴버리고 1초 정도 화면이 멈춘다. 그 명판의 제목이 "Human" 이다. 최상위에 있고, 박살이 났다.

프로젝트 2501은 위기의 순간에 쿠사나기의 진짜 영혼과 융합한다. 신인류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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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해킹의 모티브는 토탈리콜에서 본 적이 있다. 홀스트의 행성 시리즈 화성 편이 연상되는 오프닝은 실로 위대한 장면이다. 그리고 코스모스의 칼세이건이 제시한 테라포밍을 연출한다.

첫째, 화성이 열악한 환경 (0.2 기압 -2XX 도의 혹한) 이라고 하긴 하지만. 금성처럼 고압력, 고온의 환경이 아니므로, 지금도 남극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미생물을 기반으로 생명을 살게 할 수 있는 환경은 된다는 것이다.

둘째, 화성의 내부에는 충분한 물이 있다.

셋째. 화성의 극관에는 충분한 드라이아이스, 즉, 이산화탄소 덩어리가 존재한다.

넷째. 극관을 녹이면 이산화탄소가 증발하여 온실효과를 유발하고, 이것은 지수적인 온실효과를 유발하며 이로 인해 지하층의 얼음이 녹는다. 이는 기압의 상승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정상기압, 정상온도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 운이 좋으면 바다가 생길 수도 사실 중력이 작고 자기권이 없어서 거기까지 가능하진 않지만 대충 가능하다고 치자.

다섯째. 유전자 조작으로 극관에서 살아남는 이산화탄소대사의 미생물을 개발하여 극관에 살포한다. 미생물은 까만색을 가지도록 만들어서 복사열을 흡수하게 한다. 이 미생물이 극관을 덮으면 복사열을 흡수 점점 극관을 녹이기 시작한다.

여섯째. 핵폭과 같은 방법으로 한큐에 극관을 아작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남의 행성에 대한 너무 큰 침공이 아니냐는 주장도.

화성침공에서도 나왔지만 외계인은 지구의 특정 바이러스에 전멸했다. 화성은 바이킹시절 부터 이미 오염됐을지도 모른다. 에어리언에서는 "검역규칙"이라는 말이 나온다.

토탈리콜에서는 핵을 쓴 듯한 달군 쇠덩이로 극관을 한 방에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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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리콜의 주요 컨셉은 "미개척 행성 개발 노동자들과 행성 개발 부르조아들과의 갈등" 인데, 이것이 또 오시이 마모루가 스텝인 OVA 의 시조라고 불리는 "달로스"의 컨셉이다.

극한의 위험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부르조아들이 다 해먹다가 갈등이 생긴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에는 꼭 노동자들만의 종교적인 무언가가 존재하는데, 달로스의 달로스, 토탈리콜의 고대유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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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표절일까 오마주일까 우연일까. 하인드 헬기에서 탄피가 쏟아지고 소령을 쏘고 패트레이버의 도쿄 빌딩을 뿌시고 아바론의 중간보스가 모피어스를 구출하네.

소령이 돌고 돌아 기둥 뒤에 숨고 탄흔이 남더니 네오가 있네. 그린 모니터에 글자들이 흘러내리고 오프닝이 시작하네? OST틀고 SPAWN인지 알았더니 매트릭스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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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익스페리먼트 레인. 싸이버펑크-싸이킥스릴러물이다. 약물, 스피드, 미래문명, 막가파 청소년, 네트워크와 해킹, 세기말적 분위기와 세기말적 종교. 사이버펑크의 시조새인 아키라와 같다.

모든 인류는 뇌파를 가지고 있고 텔레파시 즉, 원격지의 사람에게 생각을 송수신이 가능한 사람도 있다는 것. 지구는 초저주파 공명을 하고 있는데 레인에서는 이 공명과 뇌파, 어떤 과학자가 인터넷 프로토콜에 조작해 넣은 내용이 연관되어있다는 설정이다. 광대역을 타고 생각이 흐른다. 누구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채 인터넷의 현실을 너도 나도 진짜라고 받아 들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종교적 악마성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고, 또한 종교적 천사성과 최고의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자연발생체 "레인"이 나온다. 레인은 엔딩때까지 자기가 가상의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청소년들의 자살이 늘어난다. 카우보이 비밥에서는 신체는 필요없고 정신이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종교가 나온다. 인터넷의 초현실이 현실화된다.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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